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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열린 기자회견  © 정수동 기자

국회의원 윤미향(비례대표)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이은주 의원, 진보당 강성희 의원,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과 함께 ‘노조법 2·3조 개정 촉구! 서비스산업의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증언대회’와 ‘노조법 2·3조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증언에 나선 백화점·면세점 판매원, 콜센터 상담원, 학습지교사, 방과후강사,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마트온라인배송기사, 대리운전기사, 택배기사, 배달라이더 등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노란봉투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첫 번째 증언자로 나선 유성욱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장은 지난 2월, 45일 이상 협상을 거부하는 원청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했다가 2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노조법 2·3조가 개정된다면 앞으로 택배사 원청은 파업 초기부터 노조와 협상을 하게 될 것이다. 당연히 점거 농성 같은 투쟁을 할 필요도 없게 될 것”이라며 “노조법 2·3조 개정은 ‘교섭을 촉진하는 법’, ‘책임질 이들이 책임지게 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백화점·면세점에서 간접고용 현황에 대한 증언도 있었다. 강정구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로레알코리아지부 법규국장은 “백화점 소속의 정규직은 5% 내외이고 95%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은 근무지만 백화점일 뿐, 파견·도급·파트너·협력업체 직원이란 이름으로 백화점에 간접고용 되어 있다”라며 “노동자의 휴일, 근무스케줄, 업무지시 등 많은 부분을 백화점에서 관여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나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서 ‘백화점 원청이 교섭에 나와야 한다!’라고 노조가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열린 기자회견

신주리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삼경무역지부 사무국장은 “면세점으로 출근하다 보니 소속이 면세점인지, 로레알인지, 삼경무역인지 헷갈리는 일이 너무 많다”라며 “고용된 곳은 삼경인데 실질적인 인원과 급여는 로레알의 결정이 없으면 결정하지 못한다. 면세점의 영업방침까지 따라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휴게실, 휴일조차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한다”라고 토로했다. “하청업체는 실질적 결정권이 없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사실상 노동조건의 영향력이 있는 원청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조법 2·3조가 꼭 개정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수암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장은 “코로나를 극복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기대했던 매출이 나오지 않자 특수고용노동자인 온라인배송 노동자들에게 고용불안이 찾아왔다”라고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구조조정 피해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지회장은 “온라인배송지회는 노조설립 이후부터 대형마트에도, 운송사에도 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배송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직접 계약당사자가 아니라며 교섭을 회피하고 대화를 외면하고 있다”라며 “근무 시간부터 운송료까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대형마트와 교섭할 수 있도록 노조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채윤희 서비스일반노조 콜센터지부 SH공사콜센터지회장은 “장학재단콜센터, 국세청콜센터, SH콜센터 모두 상시·지속적으로 일을 하고, 각 기관의 업무지시에 따라 일을 함에도 민간 위탁을 유지하려고 한다. 중간 민간위탁사업자에게 수익을 보장하고 콜센터노동자를 존중하지 않고 저임금 노동력 착취구조를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민간 위탁, 중간착취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정난숙 학습지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학습지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단결하고 깃발을 올린 지 24년이 됐다. 재능교육은 단체교섭을 6차례 체결하고 대교에서도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교원구몬의 학습지노동자들은 여전히 노동기본권을 부정당하고 노조할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라며 학습지노동자들이 삭발, 농성, 집단 해고, 구속 등을 감내하며 노조를 지켜왔던 경험을 생생히 증언했다.

김순옥 가전통신서비스노조 코디코닥지부장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 보고자 2019년 11월 2일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1년 8개월간 교섭을 열어내기 위한 투쟁을, 1년 2개월간 교섭을 위한 투쟁을 한 결과 지난해 11월 29일 회사와 첫 임단협을 체결할 수 있었다”라며 “우리가 교섭에서 원한 것은 정당한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회사와의 소통 창구를 만들어달라는 것,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매월 갱신되는 계약서를 1년 단위로 바꿔달라는 것, 업무상 사용 비용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 전부였다. 근로기준법상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우리는 투쟁해야만 쟁취할 수 있었다”라면서 차별 해소를 위해 노조법 개정을 요구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대리운전노동자들은 ‘을’ 중에 ‘을’의 위치에서 20%에 달하는 과도한 수수료 외에 부당한 각종 비용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 건강을 담보로 밤새 일을 해도 한 달 수익은 150만 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살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으나 노조설립 필증을 받기까지 1,000일이 걸렸고 지노위, 중노위에서 교섭하라고 판정해도 사용자들은 시간끌기로 일관했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와 단협을 맺고 지역업체와 확대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은 “플랫폼사와 플랫폼노동자의 관계는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약관에 동의해야 한다”라며 요기요의 건당 수수료 삭감, 배달의민족의 알뜰배달 등 플랫폼사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엔데믹 이후 배달비 깎아주기 경쟁으로 배달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라며 “배달노동자는 주면 주는 대로 받고, 가라는 데로 가는 노예가 아니다. 노조법 2·3조 개정으로 노동자로서 주인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손재광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방과후강사분과 전국분과장은 “방과후강사는 공교육노동자로서 계약형태와 상관없이, 사용자인 교육청과 노사관계에 따른 단체교섭을 통해 노동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라며 “10만 방과후강사들은 21대 국회에서 노조법 2조의 ‘근로자’, ‘사용자’, ‘노동쟁의’ 정의가 개정돼 학교 현장에서 노동인권이 오롯이 실현되고 종국적으로 방과후학교 법제화가 이뤄져 ‘공교육 강화’라는 명분과 가치를 실현하는 데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증언대회와 기자회견을 공동주최한 윤미향 의원은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그동안 수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정당한 쟁의행위를 가로막았던 손배가압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개정안의 취지를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에 의한 쟁의행위를 ‘불법’이라며 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윤 의원은 “노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국회의원으로서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