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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승강기를 오래 사용하는 것에 분노해 욕설한 입주민을 밀쳐 사망하게 한 30대 택배기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방법원 자료사진   (사진 = 법률닷컴)

부산지법 형사6부 (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는 4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씨에게 징역2년에 집행유예3년을 선고하고 석방조치 했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1월10일 부산 연제구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B 씨 (50대)의 어깨를 밀쳐 넘어뜨려 머리를 크게 다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2배 이상 늘어난 택배 물량에 시간을 아끼고자 엘리베이터 문에 택배상자를 끼워 둔 채 아파트 복도를 뛰어다니며 배송 업무를 했다.

여러 층을 이동하며 6분 뒤 배송을 마친 A 씨는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던 도중 중간층에서 탄 B 씨가 택배 수레를 발로 차며 욕설을 했다.

B 씨는 당시 음주상태였으며 A 씨 때문에 장시간 엘리베이터를 기다린 상태라 화가 많이 나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욕설을 들은 A 씨 역시 화를 참지 못하고 B 씨의 어깨를 세게 밀쳤으며 B 씨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져 머리를 찧었다.

A 씨는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119에 전화해 B 씨를 병원에 옮겼으나 닷새 만에 결국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숨졌다.

재판과정에서 A 씨는 사망 예견 가능성이 없었다며 상해치사가 아닌 폭행치사를 주장했다. 또 그는 “B 씨의 부당한 대우에 대항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했다”면서도 “저 하나 때문에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다. 유가족 분들께 죄송하다. 평생 반성하며 살아가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 씨는 B 씨 사망 후 장례식장에 찾아와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했으며 유족 뿐 아니라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도 A 씨를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 7명은 모두는 A 씨의 상해치사 혐의를 인정하고 유죄를 평결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어깨를 강하게 밀쳐 사망에 이르게 된 점 ▲2차례 모욕죄 처벌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도 “피고인은 범죄 결과에 대해 모두 반성하고 있고,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다칠 것이라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범행 직후 119에 신고한 점 ▲유족과 합의한 점 ▲배심원들의 집행유예 평결 등은 판결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