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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의 주거지 내에서의 부당한 음주측정 거부는 무죄
글쓴이 사회
날짜 23.08.15 조회 472
음주운전이 강하게 의심되는 운전자가 뒤쫒아온 경찰관이 자택에까지 들어와서 음주운전 측정을 요구했음에도 이를 수차례 거부했지만 무죄가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형사 3-1부(재판장 김경훈)는 지난 7월 18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6세)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음주측정요구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이 위법한 음주측정요구에 불응하였다는 이유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이와관련 “이 사건과 같이 음주측정요구를 위하여 피고인의 주거지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수사상의 강제처분에 관한 형사소송법상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면서 “그런데 경찰관들은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거나 피고인의 주거지에 대한 수색영장 등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주거지에 들어가 피고인에게 음주측정에 응할 것을 요구하였으므로, 영장주의 예외사유에 의한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찰관이 임의수사의 방법으로 피의자의 주거지에 들어가는 경우에도, 경찰관이 피의자에게 이를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거나 피의자가 언제든지 자유로이 퇴거를 요구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는 등 오로지 피의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경찰관이 피의자의 주거지에 들어간 경우에 한하여 그 적법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라면서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주거지 마당에 들어가면서 피고인에게 이를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주거나 언제든지 퇴거를 요구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음을 추단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는 점 ▲피고인은 주거지 마당까지 들어온 경찰관들에게 ‘너무 하다’는 취지로 항의하면서 ‘나도 방어를 해야 한다’며 아들에게 휴대폰으로 그 상황을 녹음하게까지 하는 등 경찰관들의 음주측정요구에 완강한 태도를 보이며 인적사항도 알려주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그 음주측정요구가 임의수사로서 적법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범죄의 예방·제지 내지 위험방지를 위한 주거지 출입으로서 적법한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주거지에 들어올 당시, 피고인은 이미 자신의 주거지에 도착하여 주거지 마당에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한 상태였으므로, 추가적인 음주운전으로 인해 피고인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만약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피고인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였다면 성주군청 인근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이 사건 차량을 최초 발견하였을 때 그 즉시 운행을 중단케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임에도, 오히려 피고인이 약 4㎞나 운전하여 주거지에 도착할 때까지 그냥 추적하는 조치만 취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주거지에 임의로 들어간 행위를 범죄의 예방 또는 위험 방지를 위한 경찰 행정상 즉시강제로서 적법한 행위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2021년 12월 11일 새벽에 경북 성주군 성주읍 소재 성주특수세탁 앞에서 차량 시동을 켠 채 자고 있었다. 그런데 잠결에 가속페달을 자꾸 밟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인근 주민이 신고하였다. 경찰관들은 새벽 2시 39분경 출동해 A씨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였는데 음주는 하였으나 운전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어 음주운전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한 후 이동하였다.
하지만 A씨는 경찰관이 경고를 한지 불과 20여분 후 차를 운전해 집으로 가는게 앞서 출동했던 경찰관들의 눈에 띄였다. 경찰관들은 운행을 중단케 하는 등의 별도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채 이 차를 추적하였다.
A씨는 10여분 후 약 4㎞ 떨어진 집에 도착한 후 마당에 주차했다. 뒤를 쫒던 경찰관들은 A씨가 주차를 마치자 집 마당까지 들어와 오전 3시 14분경에서 24분 경 까지 3차례에 걸쳐 음주측정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A씨는 그 요구를 모두 거절하였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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