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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경력 5년 판사임용 법안 부결...민변 "법조일원화 유지 다행"
글쓴이 사회

날짜 21.09.05     조회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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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사 임용 최소 법조경력을 현재와 같이 ‘5년’으로 유지하자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법사위를 통과하여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투표 결과 재석 229인 중 찬성 111인, 반대 72인, 기권 46인으로 재적 과반수에 4표가 미치지 못해 결국 부결됐다. 

     

    ▲ 법원조직법 투표 결과가 나타난 국회 전광판     ©유튜브 빨간아재 영상 갈무리

     

    2013년 본격화된 법조일원화 정책으로 판사는 일정 정도의 경력이 있는 법조인으로 선발 오는 22년부터는 법조경력 7년, 2026년부터는 법조경력 10년 이상자만이 판사로 임용될 수 있다.

     

    앞서 판사는 일정 정도의 법조경력이 있는 법조인 중에서 선발한다는 취지의 법조일원화 정책으로 최소 법조경력은 2013년 3년, 2018년 5년, 2022년 7년, 2026년 10년으로 순차 확대된다. . 과거 다른 법조 경험 없이 사법연수원을 수료 후 곧바로 판사로 임용되던 시스템에 변화를 준 것이다.

     

    이에 법원은 이렇게 될 경우 30대 초임판사는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5년으로 제안했으나 이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부결된 것이다.

     

    따라서 법원 내부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부결을 예상치 못한 모습이었다. 향후 법조경력 10년 이상 법조인 중에서만 판사를 임용할 경우 초임 판사의 나이는 최소 30대 후반이 된다. 병역의무 이행과 민간경력, 법학전문대학원이나 변호사시험 재응시 등을 감안하면 평균적으로는 40대 초중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 이상 30대 후반 이하의 판사는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법조일원화 추진 배경에는 사회 경험이 부족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의 젊은 재판장을 뜻하는 이른바 ‘소년 재판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2000년대만 해도 사법연수원 수료 후 곧바로 판사로 임용돼 1~2년 정도의 배석 기간만 거친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의 단독 재판장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 단독 재판장들은 그동안 많은 구설수를 낳았다. 아버지 할아버지뻘 되는 피의자에게 훈계를 한다든지 사회경험은 보족하면서 법률지식에 의한 판결로 사리에 맞지 않은 판결들을 내놓곤 했다.

     

    이에 이런 피해를 예방하고 위한 제도로 법조일원회 정책이 추진될 때 법관입용도 일정한 법조경력을 소유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이 추진되면서 우려되는 부분이 나타났다. 우선 경력 10년 이상인 우수한 법조인들이 과연 판사로의 전직을 희망할 것이냐는 우려다.

     

    그러나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법안 부결 후 논평를 내고 "법조일원화를 무력화시키는 법안이 결국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며 "당연히 되었어야 할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날 민변은 "몇십년의 논의를 통해 어렵게 만들어낸 사법개혁의 성과를 몇개월 만에, 실질적 논의시간으로 따지면 사실상 몇시간의 논의만을 거쳐 되돌리려 했던 이번 시도가 막힌 것"이라며 "법원의 무리한 시도는 법조일원화에 대한 법원의 인식과 운영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기록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날 민변은 법조일원화 추진에 대해 "다양한 경험과 직역의 법조인들이 대거 법관으로 임명되어 법원의 순혈주의와 엘리트주의를 해소한다는 접근, 관료주의와 군림하는 법원상에 대한 탈피, 전관예우로 이어지는 법조카르텔의 근절 등 사법개혁의 핵심 과제를 내포하고 출범한 제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몇년차 기수와 몇살 나이의 판사가 판결문 쓰기에 적합할 것인가라는 수준의 가벼운 숫자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이)시험 성적과 엘리트주의에 집착하고 있다면, 재판연구원 출신의 대거 판사 임용 등 법원 순혈주의를 깨려는 노력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면, 경력법관 셋중 한 명이 5대 로펌 출신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등 법관의 다양성에 대한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면, 이런 제도 운영은 법조일원화의 취지를 이해하고 동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의 법조일원화 요건 완화 법원조직법 개정 시도에 대한 법원의 자세를 짚었다.

     

    이에 대해 "법원이 주장하는 내용을 고스란히 담은 법안이 5월 중순 이후 여러건이 발의되더니 2개월만에 소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히고 "법안 처리 과정에서 법원행정처 현직 판사들이 의원회관을 돌아다니며 국회의원을 만났고 법조일원화 무력화 법안이 통과직전까지 갔다"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민변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을 통과시키기 위해 현직 판사들이 의원회관을 분주히 다녔고,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에는 법조일원화를 무력화시키는 법안을 위해 또다시 현직 판사들이 활약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민변은 또 이날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언들에게도 한마디 했다.

     

    즉 "법원개혁을 외치면서 이번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앞장선 국회의원들이 있다"며 "소신일 수도 있고, 법원의 논리에 설득되었을수도 있고, 부실심사 때문일수도 있고, 실력의 문제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논리와 소신이라면 토론이 가능하겠으나 회의록을 통해 확인되는 것은 많은 국회의원들이 법조일원화에 대한 이해가 얕다는 것, 이렇게도 가벼운 접근으로 수십년 쌓인 법안이 되돌아가는 건가 하는 놀라움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법사위 의원들은 대법원의 주장(10년 경력을 요구할 경우 법관 지원자수가 부족할 것이라는 주장)을 검증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료, 즉 법관 지원자수와 같은 자료조차 확보하지 않은채 법안을 통과시켜줬다"고 지적하고 "국회의원들이 심사하는 그 법안 하나하나에 깊은 역사가 있고 수많은 사람들의 미래가 있다"며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위한 법원개혁의 무거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조직법 개정안 표결 현황을 포스팅한 뒤 "민주당 의원들 중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졌는데, 그 중에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충분히 알 만한 법조인, 나름대로는 개혁적으로 알려진 의원들도 꽤나 있다"며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촌평했다.

     

    이어 "법안이 부결된 지금, 그분들은 뒤늦게라도 자신의 찬성표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불장난이었는지 진지하게 느끼고 반성하고 있을까?"라고 묻고는 "하나의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나, 또 반복될까 우려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민변은 이날 개정안 부결에 대해 "이번 법조일원화 퇴행 시도는 다행스럽게도 많은 교훈을 남기고 일단락되었다"며 "이번 일이 조금은 나은 곳으로 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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